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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Drama

[일본영화]소년 잔혹사 - 고백

영화에서 평균적으로 다뤄지는 남자의 복수극과 여자의 복수극에 비교해 보면 남자는 좀 액션이 많이 들어 가기에 시원시원하고 화끈한 방면, 여자는 침착함 속에서 상대의 목을 천천히 짓누르는 무서움이 다른 것 같다. "여자가 한을 품으면 오뉴월에도 서리가 내린다" 누구나 한번쯤 들어 봤던 속담일 것이다. 특히 자식에 대한 어머니의 복수는 이 속담에 상당히 가까워 보인다.

복수의 방법도 여러 가지가 있지만 상대방의 약점을 알아내서 좌절을 맛보게 하는게 제일 고난이도가 아닌가 생각된다. 사람 누구에게나 약점이 있다. 다만 찾는 것이 힘들어서 그렇지만... 어찌됐든 고백이란 영화는 끝까지 재밌게 봤다. 예측할 수 없는 결과에 긴장감은 더욱 팽팽해진다.

시끄러운 교실 속에서 고백하듯 말하는 주인공의 독백과 즐기는 듯한 음악소리가 영화의 시작을 연다. 곧이어 그녀는 충격적인 진실을 말한다. "마나미는 죽었습니다. 하지만 사고사가 아닙니다. 마나미는 이 반 학생에게 살해당했습니다."

그녀가 학생들 앞에서 이렇게 말하는 이유는 이렇다. 일본에선 소년법이라 하여 14세 미만은 형법 41조에 의해 형사 책임을 묻지 않는다. 이 법을 악용한.. 법의 장막 안에서 이유 불문하고 살인을 저지른 소년 A와 B를 벌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금세 소년 A와 B의 정체가 알려진다.

소년 A는 성적도 우수하고 겉으로 봐선 아무런 문제없는 학생이다. 소년A의 비상한 머리는 그의 엄마의 덕이 크다. 연구자였던 A의 어머니는 평범했던 남편을 만나 사랑을 이뤘지만 자신의 삶에 후회를 느껴 남편과 이혼 후 다시 공부를 선택했다. 그런 A에게 어머니란 항상 만나고 싶었던 존재였을 것이다.

마더 콤플렉스에 젖어있던 A는 자기의 이름을 세상에 알리면 어머니와도 즐겁게 만날 수 있으리라 생각했기에 자신의 소질을 살려 발명품 대회에서 입상하게 된다. 안타깝게도 같은 시기 인터넷상에 루나시라는 예명의 소녀가 가족을 청산가리로 죽이는 일이 벌어졌다.

소년 A가 신문에 크게 이름나는 쪽을 선택한 것도 이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조용히 자신의 범죄에 충실한 종을 물색하기 시작한다. 그러다 만난 것이 소년 B. 그리 똑똑해 보이지 않고 배짱도 없어 보였던 그를 자신의 범죄에 끌어 들인다.

영화가 소년법을 주제로 하는 것도 이런 것이겠다. 자아도 형성되지 않은 시기에 법이 보호해 주면 죄를 죄로 느낄 수 없기 때문이겠다. 그리고 무리를 이룰수록 범죄를 가볍게 여기기 때문이다. 자신 혼자 한 일보단 여러 명이서 했을 때 죄책감이 줄어들기에 말이다.

한 나라에 국한된 픽션이라고 보기엔 우리나라도 안전하지 않아 보였다. 아침 출근시간이면 DMB를 보곤 하는데 금요일이면 심권호의 태클이란 프로그램이 방송된다. 사회의 아웃사이더들의 이야기를 보여주는데 대부분이 청소년들의 이야기다. 안타깝게도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사회에 나와 버린 아이들이 많았다. 그리고 그들이 선택할 수 있는 것도 한정돼 보였다.

마지막으로 영화 캐릭터 얘기를 하고 싶다. 선생님 역을 맡은 마츠 타카코는 워낙 착한 이미지만 있어서 이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 놀라웠다. 많은 장면에 나오는 것은 아니다. 차분한 목소리에 감정을 숨기고, 어디선가 지켜보고 있었다는 분위기가 이번 캐릭터의 포인트다. 영화 이전에 소설로 유명했기에 소문난 잔치로 끝날 뻔 했지만 연출과 연기가 탄탄했기에 좋은 작품으로 이어진 것이 당연한 듯 보인다.